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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일경 1000명과 격렬히 싸웠다…'밀정' 박희순 실제 주인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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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김상옥 의사(1890~1923)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3년 1월 12일 당시 일제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졌다. 열흘 후인 22일 순국할 때까지 혼자 1000명이 넘는 일경과 격렬히 싸웠다. 그는 이미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언도받은 상태였다. 3년 전인 20년 미국 의원단이 한국을 방문할 때 영접하러 나올 사이토 마코토(斎藤実) 조선총독을 비롯한 일본 고관을 암살하려다 발각되면서다.

망명지 중국 상하이에서 거사를 위해 귀국하기 전 “적의 포로가 되지는 않겠소”라는 말을 남긴 그다. 영화 ‘밀정(2016년)’에서 총상을 입은 채 일경과 총격전을 벌인 독립군 ‘김장옥’(박희순 역)의 실존 인물로도 유명하다.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김 의사는 62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았다. 대통령장은 독립유공자 최고 훈격인 대한민국장 다음가는 등급이다. 하지만 이후 김 의사의 활약상이 새롭게 드러났다.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와 김 의사의 후손은 공적이 낮게 평가됐다며 재평가를 요구했다.

국가보훈처는 역사학계ㆍ법조계ㆍ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독립운동 훈격 국민공감위원회(위원회)’를 꾸려 7일 첫 회의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유영렬 안중근의사기념관장이 위원장을 맡은 위원회는 기존에 포상한 독립유공자의 훈격 상향 여부를 논의한다.

위원회가 다룰 독립유공자는 김상옥 의사를 비롯한 박상진 의사(독립장 63년), 이상룡 선생(독립장 62년), 이회영 선생(독립장 62년), 최재형 선생(62년 독립장), 나철 선생(62년 독립장), 호머 헐버트 박사(50년 독립장) 등이다. 이들은 공적에 맞게 서훈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1949년 처음으로 독립유공자를 포상한 뒤 62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이 62년 대한민국장에 추서됐다. 독립유공자 훈격은 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 건국포장, 대통령표창 등이다. 현재 독립유공자는 1만 7748명이며, 이 중 대한민국장 포상자는 33명, 대통령장 90명, 독립장은 822명이다.

그런데 독립운동 자료들이 이후 다수 나오며 관련 연구들도 활발히 이뤄졌다. 정부도 90년대 중반부터 독립운동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독립유공자의 훈격 상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법적ㆍ제도적 한계에 부딪혔다. 동일한 공적에 대해 훈장ㆍ포장을 중복해 줄 수 없다는 상훈법 때문이었다.

동일한 공적에 중복 수여를 할 순 없지만, 동일하지 않은 공적에 추가 포상하는 것은 상훈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에 따라 위원회를 발족했다는 게 보훈처의 설명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여운형 선생은 2005년 대통령장을 받은 뒤 공적 재평가 없이 ‘독립운동 공적이 아닌 사회적 영향력’을 반영해 2008년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받았다. 또 주한미군 사령관이나 외국 정부 대표에겐 무공ㆍ수교훈장에 건국훈장을 줬다”며 “훈장 수여에 선심성ㆍ형평성 논란의 여지를 남겨 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제강점기인 1923년 1월 12일 독립운동가 김상옥(1890~1923) 의사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의거 100주년을 맞아 한국어와 영어로 카드뉴스를 제작해 소셜미디어(SNS0로 공유하는 '한국사 지식 캠페인'을 펼쳤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제강점기인 1923년 1월 12일 독립운동가 김상옥(1890~1923) 의사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의거 100주년을 맞아 한국어와 영어로 카드뉴스를 제작해 소셜미디어(SNS0로 공유하는 '한국사 지식 캠페인'을 펼쳤다.

위원회는 한시적으로 6개월 정도 폭넓은 토론과 숙의로 만든 권고사항을 제시하면 보훈처가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박민식 처장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훈격 결정으로 독립유공자 포상의 영예성을 지키고 그 헌신을 예우하는 일류보훈 실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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